19세기 프랑스 회화사는 두 개의 커다란 미적 조류 속에서 진동했다. 하나는 자크 루이 다비드를 중심으로 한 고전주의였고, 다른 하나는 외젠 들라크루아를 위시한 낭만주의였다. 이 두 흐름 사이에서 고전주의의 엄격한 이상미를 지켜내며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인물이 바로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앙제르(Jean-Auguste-Dominique Ingres, 1780–1867)다.앙제르는 다비드의 정신적 제자이자 형식적 후계자로 불리지만, 동시에 그는 고전주의를 독자적 이상으로 밀어올린 마지막 거장이다. 그는 색채보다 선(線)을 강조하고, 회화를 ‘사고의 표현’으로 이해하며, 인간의 형상을 가장 순수하고 우아하게 표현하는 데 예술적 생애를 바쳤다. 그의 작품은 단지 역사적 재현이나 초상화의 영역을 넘어서,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