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유럽 미술은 바로크의 장대한 감정과 장식미가 주도하던 시대였다. 루벤스의 강렬한 운동감, 카라바조의 극적 명암 대비처럼, 극적인 서사와 감각적 자극이 지배적인 미학이었다. 그러나 이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이성적 질서와 고대의 미덕, 절제된 감정을 강조한 화가가 있었으니 바로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1594–1665)이다.푸생은 프랑스 태생임에도 이탈리아 로마에서 대부분의 활동을 이어갔고, 조용하지만 강렬한 존재감으로 고전주의 회화의 본보기를 제시했다. 그는 당시 유럽 화단의 유행을 거슬러, 이성과 규율, 인문주의적 교양, 역사적 상상력을 회화의 본질로 규정했다. 그에게 회화는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이 아니라, 철학적 사유와 도덕적 교훈을 전달하는 수단이었다.오늘날까지 푸생은..